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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8-22 23:12
 조회 : 3,253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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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 우주율의 시--이성선 | . |
생명의 나무 기원은,
고대 수메리아에서 특정세력이 히말리야에 기지를 설치하다가 구세력(Old Empire)에 제압당한 도메인 동료를 찾기위해 지구를 수색하던 도메인들이었다고한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생명의나무가 영의 분화와 발현이라는 차원에서 설명되어야 하지만, 그냥 쉽게 솟대처럼 살아있는 나무를 약간의 의식전이로 생명력을 넣어 안테나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래 시인의 글을 읽고 이러한 생각은 더욱 구체화되었다.
2022.01.03. 가이아킹덤 도표만들고 추가함.
| | . | 지난 겨울 저는 수원에 있는 농촌진흥청을 찾아간 일이 있습니다. 젊은 한때 이곳에 같이 근무하던 동료가 원예연구소장으로 발령이 나서 그것을 축하하는 전화 중에 제가 불쑥 거기 꽃과 대화하는 사람이 없느냐고 물었는데, 머뭇거림 없이 소장은 원예 치료사가 이 연구소에 있고 그가 바로 그런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동한 저는 며칠 후 이 치료사를 만나기 위해 농촌진흥청을 찾아간 것입니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곳의 농업과학기술원 잠사곤충부 이완주 박사가 식물에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식물들이 병충해를 이겨내고 수확을 높였음은 물론 그린 음악까지 만들어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기회에 그도 함께 만나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실험실에 꽃과 마주 앉은 연구사(치료사)의 모습이었습니다.
식물과 앉아서 대화하고 있는 사람. 그의 얼굴, 그의 미소, 그리고 그의 눈빛과 손길, 몸짓이었습니다.
그들 서로간의 언어였습니다. 삼십여 년전 저도 이곳에서 콩과 마주 앉아 보리나 고구마 앞에 앉은 다른 동료들과 함께 생태를 조사하고 성장을 관찰하며 교배도 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오래된 과거로, 실험과 그 성과라는 이기적 목적을 떠나서 순수한 대화와 손길로 병들고 외로운 식물을 치료하는 현장을 오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으로 여겨졌습니다.
꽃과 사람이 마음을 열어 서로에게 미소하고 쓰다듬으며 두 영혼이 하나로 어울려 빛깔과 향기가 상대의 헝클어진 내적 세계를 다듬어 교정해 간다는 것은 굉장하기 때문입니다. | | . | 오래 전부터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믿었고 「밧줄」(1982년)이라는 장시를 통해 동식물과 인간의 대화 장면을 시도해 본 저는 그후 여러 책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갔을 때 아쉽게도 치료사는 출장 중이었고 현장을 보지 못한 채 몇가지 자료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료를 본 저는 원예치료라는 것이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름을 알았습니다.
사람이 꽃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꽃이 식물이 사람을 치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연의 소리 꽃의 색깔과 몸짓 향기를 보고 느끼고 맡음으로써 식물의 내적 에너지와 파동이 불균형 상태의 인간 질환을 조절 교정 치유하는 것. 풀잎의 속삭임과 꽃의 미소, 그 따뜻한 입김과 무한한 존재로부터 다가오는 신비의 손길 앞에 좌절과 소외와 분열로 찢긴 인간 심성이 새로 봉합되는 일. 자연과 함께 걷고 그들과 생활함으로써 생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성취감을 찾는 감동적인 내용이었습니다. | | . | 자료만 얻은 채 이완주 박사를 찾아 갔습니다.
그는 연구실이 아닌, 진흥청에서 조금 떨어진 안산시 사상동에 있는 <수자원>이라는 화원으로 저를 안내했습니다.
모광덕씨가 운영하는 이 화원에는 신비디움 덴드로븀 나도풍란이 꽉 차 있고 화원 하우스 천장에는 여러 개의 스피커가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 되어 있었습니다.
왜 이곳에 데려오는지 어리둥절해 하는 저에게 이 박사는 식믈과 음악의 관계가 어떤지 그것을 적용하고 있는 현장부터 보아야 하기에 이곳에 왔다 했습니다.
난 화원 경영자 모광덕씨는 화원 속의 난들을 바라보고 있는 저에게 대뜸 “음악을 들려주면 식물들이 기뻐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십 세부터 원예시험장에 들어가 일한 그는 오랫동안 꽃과 살면서 이젠 그들의 배고파하는 모습 목말라하는 표정 병 들어 아파하는 신음소리가 보이고 들린다고 했습니다.
그런 그가 독립하여 화원을 차리고 음악을 도입한 것은 이 박사의 연구 내용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난에 음악을 들려주면 성장이 현저히 촉진될 뿐 아니라, 벌레들로부터 받는 손상의 90퍼센트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악을 들려주면 해충 방제의 약을 쳐주지 않아도 되며 눈에 잘 띄지 않아 방제가 어려운 그러면서도 치명적 피해를 주는 해충도 구제(驅除)할 수 있어 아주 고무적이라 합니다.
음악을 들려주면 천적 발생의 효과도 두드러지고 생태계 전체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실험을 위해 3개의 하우스 중 1동에만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음악을 들려준 하우스가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월등한 효과를 보았을 뿐 아니라, 같은 하우스 속에서도 스피커와의 거리에 따라 달랐다 합니다.
스피커 가까이에 놓인 식물은 스피커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보다 벌레 발생율이 훨씬 적었다는 것이지요. | | . | 현장에서 다시 연구실로 저를 데리고간 이 박사는 그곳에 있는 테입 하나를 손에 들고 “이것이 그린 음악입니다.” 말하고는 “식물도 음악을 감상할 줄 알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자란 식물은 더 잘 자라고 예뻐지며 수확량도 많아집니다.
병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채소나 열매의 맛도 좋고 여러 가지 생리적 활동도 우수해집니다.
” 여기까지 결론을 내리는데는 무려 5년이 걸렸으며 동료와 이웃의 학문적 의심과 비난도 견뎌왔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그가 실험해 온 연구 결과를 검토하면서 그린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명랑한 동요풍의 경음악에다 자연에서 목취한 물소리 새소리 가축의 울음소리를 삽입하여 아름답게 울리는 소리가 마치 숲 속의 정원을 거닐거나 들에 앉아 편안히 쉬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연구실에서 나온 저는 작물시험장 포장으로 갔습니다.
1967년 봄 제가 진흥청에 들어갔을 때 시험장장은 저를 데리고 바로 이곳으로 왔습니다.
4월의 따뜻한 햇살을 받아 푸르고도 눈부시게 흔들리는 보리를 보면서 장장은 제게 물었습니다.
“저 보리를 보고 있으면 무슨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가?
”처음이라 긴장하고 있던 저는 뜻하지 않는 물음에 더욱 당황하여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그런 저를 보고 미소하며 그분은 말했습니다.
“좋은 학자가 되려면 저 보리 자라는 소리를 귀로 들을 수 있어야 하네.
” 37년전 이 자리에 서서 듣던 장장의 목소리가 다시 귀에 쟁쟁히 울려 왔습니다.
이어 연구실에서 나오는 제 등을 향해 말하던 이 박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식물에도 귀가 있습니다.”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식물의 귀를 깨워 그들을 기뻐하게 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일이 1995년 9월 일본에서 일어났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15세의 가제오 메그르라는 소녀가 식물에서 들었다는 음악을 친구들한테 피아노로 옮겨 들려주면서 식물들이 노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간 세계에 전파해 준 사건입니다.
이미 중 3 때 식물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대화와 사랑의 힘으로 비료 없이도 오이를 많이 생산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가제오는 식물들로부터 그것을 받아 적는 소위 전곡(傳曲)의 새로운 음악 장르를 창안했는데, 가제오 뿐만 아니라 T라는 아이도 동물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아무도 발을 들여 놓지 못한 영역에 들어간 것으로 나무나 꽃 등의 식물과 바람 별 대지 빛 등 대자연이 부르는 노래를 직접 듣고 그 소리를 그대로 악보에 옮겨 불렀습니다.
가제오는 아주 어렸을 때 이미 식물들이 호흡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바람 속에 바람의 말과 냇물 흐르는 소리에 실린 여러 가지 자연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혼자 앉아 풀잎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들이 어깨를 툭치며 다가와 건네는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이 소녀를 중심으로 <리라연구그룹 자연음악연구소>가 발족 되었는데, 이들에 의하면 자연음악을 들을 때 사람의 병이 치유됩니다.
나무나 다른 식물들은 인간도 저들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감싸 치유해 준다는 것입니다.
식물이 파동을 내어 도우면 흙 바람 돌 물 등 주변의 모두가 식물을 따라 일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스스로가 우주 일원이라는 무의식적 일체감이 발동한 것입니다. | | . | 살아 있는 모두는 이렇게 느끼고 생각하며 움직이고 듣고 노래합니다.
존재 모두는 기쁠 때 즐거워하지만 위험 앞에 놓이면 괴로워하고 상처를 입을 때 아파합니다.
그리고 모두는 이것을 쉬지 않고 다른 생명에게 알립니다. 피터․톱킨스와 크리스토퍼․버드가 공저한 「식물의 정신세계」를 보면 러시아의 푸라우다 기자인 체르트코프가 한 농업 아카데미 인공 연구소를 찾아갔을 때의 목격담을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뿌리를 뜨거운 물에 담그자 보리싹이 문자 그대로 내 앞에서 비명을 질렀다. 기록장치의 펜은 종이 위에다 이 불쌍한 식물이 소리지르는 <끝없는 눈물의 골짜기>를 그려 대고 있었다.
” 그런가 하면 이들은 주위를 깊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밭고랑 속의 감자는 여름 날 달이 지평에 떠올랐는지 해가 하늘 복판에 있거나 지고 있는지를 압니다. 한 포기 풀잎에 벌레가 올라앉아 갉아먹기 시작하면 다른 풀잎들이 모두 이를 지켜보고 긴장합니다.
먹히고 있는 풀잎으로부터 주의나 경고 혹은 고통의 신호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근에 새앙쥐가 다가가면 당근은 새파랗게 질려버리고 벌목군이 숲으로 들어가면 나무들은 모두 벌벌 떨고 있다고 합니다.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는 벌이나 나비가 날아오는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고 옥수수는 암꽃과 수꽃 피는 시기를 적절히 조절하여 자가수분의 피해를 스스로 막습니다.
씨앗을 멀리 날라보내야 하는 나무는 사철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잘 감지하고 기억해 씨앗을 준비하고, 땅에 떨어진 씨는 갖 깨어난 거북이 새끼가 바다를 향해 달려가듯 살짝 스치는 한줄기 바람을 잡고도 땅 속으로 파 헤쳐 듭니다.
흐르는 개울 물 위에 피어난 수련 암꽃은 물결을 타고 둥둥 떠내려오는 수꽃 송이를 보고는 갑자기 물 속으로 가라앉으며 그 소용돌이치는 물살의 힘에 말려든 수꽃을 잡아채어 물 밑에서 결혼을 합니다.
실험실에 놓인 작은 뽕나무 잎을 한 연구사가 프라스틱 막대기를 들고 내려 칩니다.
비명을 지르며 벌벌 떨고 신경질 부리는 뽕나무의 모습이 연결된 도표 위에 감정의 곡선을 요란하게 긋습니다.
뽕나무 잎 때리기를 그만둔 연구사가 실험실 밖으로 나가 실험실 창 앞을 왔다갔다 합니다.
연구사가 실험실 밖으로 나갔을 때 잠시 정상으로 돌아가던 나무의 반응이 그의 그림자가 창문에 비치는 순간 갑자기 플라스틱막대로 얻어맞을 때와 거의 비슷한 상태로 되돌아옵니다.
뽕나무는 연구사가 밖으로 나간 것도 알고 있지만 놀랍게도 창문에 다시 비치는 그의 그림자를 보고 또 놀란 것입니다.
나무는 귀를 가졌을 뿐아니라 눈도 가졌고 그 눈을 통해 자기에게 접근해 오는 자 해를 끼치는 자 기쁨을 주는 자까지 똑똑히 식별하고 있습니다.
뽕나무 때리기 역시 진흥청에서 연구된 것이지만 이것은 이미 1966년 미국의 백스터란 사람이 산 새우를 끓는 물에 던져넣으면서 관찰한 나무의 반응에서 검증한 바 있습니다.
백스터나 그외의 연구자들이 실험했던 것보다 훨씬 혁명적인 시도가 또 있습니다. | | . | 일본의 아름다운 고장 카마쿠라에 사는 철학박사이자 뛰어난 전기 기술자 하시모토 겐은 백스터의 이야기를 듣고 한 발 더 나아가 식물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자 한 것입니다.
그는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시도해 보았지만 모두 실패했는데 뜻밖에도 그의 아내가 성공을 했습니다.
식물들을 지극히 사랑해서 어떤 식물이든지 잘 자라게 해 이른바 ‘녹색의 손’을 가졌다는 말을 듣는 그의 아내가 “얘, 선인장아. 나 너를 사랑한다.”라고 속삭이자 선인장은 즉각 응답을 했습니다.
하시모토 박사의 전자 장치에 의해 변조 증폭된 선인장의 대답이 마치 멀리 떨어진 고압선에서 들리는 소리와 흡사한, 그러나 노래에 가까운 소리가 들렸왔습니다.
음정과 리듬은 다양해서 즐거운 것 같았고 선인장 표정은 온화하고 유쾌하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장면을 곁에서 함께 지켜본 존프랜시스 다우어티라는 젊은 미국인은, 하시모토 부인이 높은 억양의 일본 말을 걸면 선인장은 선인장 대로 자기식 억양으로 대답하는 것 같았다고 술회했습니다.
선인장과 더 친해진 하시모토 부부는 수를 세는 법과 20까지의 덧셈을 선인장에게 가르쳤는데, “2 더하기 2는 얼마냐?”라고 물으면 선인장은 소리로 대답하였고, 이 소리를 그래프로 바꾸어 보았더니 네 개의 파장 봉우리가 분명하게 나타나더라는 것입니다.
이상에서 밝힌 것은 식물도 인간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생명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의 문을 열고 바라보면 존재 모두는 광대한 우주로 열려 있으며 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죽었다고 믿는 무생물까지도 모두 살아서 존귀한 우주 일원으로 연결된 생명임을 알게 됩니다.
이것을 알 때 제가 농촌진흥청에 처음들어가 시험장장과 함께 서서 바라보던 보리는 그냥 보리가 아니게 됩니다.
보리 뒤에 무한히 열린 광대한 세계의 숨어 있는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러나 보리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보리를 보고 있는 저 또한 그냥 제가 아닙니다.
보리가 제 앞에 우주 전체로 돌아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면 그것을 보고 황홀감에 젖은 저 또한 우주입니다.
우주가 우주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의 눈이 우주의 눈과 부딪히고 우주의 귀가 우주의 귀 속으로 들어가 하나가 되며 우주 가슴이 우주 가슴과 하나의 두근거림으로 뛰고 흘러갑니다.
우주가 말하고 우주가 듣습니다. 이것이 합일입니다. | | . | 화엄경에는 인타라망삼매(印陀羅網三昧)라는 것이 있어 법계연기의 이치를 설명합니다.
제석천의 궁전에는 무수히 많은 보석이 매달려 있는데 보석 하나 하나는 모두 나머지의 보석들을 비추고 있다고 합니다.
이 보석들로 꾸며진 궁전은 중중무진(重重無盡)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상태로 구조를 이루며 서로가 서로의 거울 속에 들어가 비추는 세계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보석은 우리 낱낱의 생명을 비유한 것이고 제석천은 생명들이 이룬 우주입니다.
로렌스도 <사이 장>(psi-field)을 제안하고 이 사이라는 것이 생물체를 연결해주는 통신망이 있어 서로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보았는데, 실은 이런 말 이전 그것을 넘어서 우주 한 가족으로 공개적인 대화의 자리에 합석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개이면서 전체인 큰 생명체로 결합하고 정보와 영향력을 자유롭게 나누는 차원이 우리 안에 분명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몸으로 매초마다 3억의 정보가 지나가고, 한 사람이 가지는 대략 60조의 세포내에는 각각 DNA라는 것이 들어 있어 태고 시대의 바람소리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가며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한 온갖 경험과 정보가 다 저축 기록되어 있으며,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온 지금까지 마신 물이나 섭취한 동식물의 세포들을 통해서 또 숨쉴 때 빨려들어온 공기가 가진 정보 모두를 합쳐 보면 여기 초라하게 앉아 있는 저가 어마어마한 존재이니 우리 생명체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무한히 열린 신비 그 자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 | . |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연결된 하나일까요? 우리 각자를 하나이게 하는 내적 연결체는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파동이라고 봅니다.
파동은 생명의 개인이자 연결의 전체입니다.
둘이 한 귀가 되고 한 목소리가 되는 데는 리듬이 작용하고 리듬의 본체는 파동입니다.
가제오 메그르가 풀잎으로부터 노래를 들었다 할 때 가제오와 풀잎은 동일한 파동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꽃이 빛깔과 향기로 정신분열의 인간을 교정 치료하는 순간 둘은 하나의 리듬으로 춤을 추고 있습니다.
파동은 생명입니다. 진정한 생명일 때 다른 생명에게 갑니다. 분리를 떠납니다.
마치 좋은 가야금 연주자가 그의 손을 가야금 현 위에 놓는 순간이며 연주자는 가야금 속으로 가야금은 연주자 속으로 사라지는 상태입니다.
가야금과 연주자는 분리를 떠나 우주 침묵 속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침묵이야 말로 진정한 음악이며 위대한 하모니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현대물리학의 양자이론에는 물체의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면 최후의 지점에서 입자와 파동의 경계가 사라지는데 거기서 사물은 어떻게 보면 입자이고 어떻게 보면 파동이라 합니다.
이곳은 개인이자 전체를 보는 자리로 우주 속 우리 개체를 적확히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르고 있지만 우리 저 안의 진짜 생명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의 상태로 살고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지점이 개체 생명체가 우주와 연결하는 문이라고 봅니다.
아트만이자 부라흐만의 자리입니다. 이 내적 흐름이 밖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을까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가축을 가르치다가 우연히 몇몇 생물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어떤 규칙을 발견했습니다.
소와 돼지의 발정주기가 이상하게도 21일로 같았습니다. 염소도 21일이며 또 말은 23일로 그에 가까웠습니다.
발정은 생명의 표현이고 주기는 생명의 리듬입니다.
닭의 부화일수도 21일이며 오리와 칠면조는 28일 거위는 42일 십자매 카나리아 일호조는 14일 이었습니다.
여기에 사람의 생식주기가 28일인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우연일 수도 있고 모든 존재가 이에 준하는 것도 아니지만 존재의 내부에는 누군가가 들어와 동일한 기호로 글을 쓰고 있다는 확신은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제가 주목한 숫자가 7이었습니다. 이 숫자의 리듬은 우리 생명체의 내부에 동일하게 들어 있을 것으로 보고 저는 그것을 우주율 혹은 우주 리듬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우주 리듬은 7이라는 최소공배수를 가지고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데, 좀 더 조사를 해보니 무지개의 7색, 기독교의 일곱 봉인, 힌두교의 일곱천신들, 페르샤의 일곱 압샤스팬즈, 불교의 칠에 칠을 곱한 사십구재, 일주일이 칠일인 경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타인은 칠일 안에 방문이 금지 된다든가 삼한사온이 7의 주기를 가졌고 시조나 가사도 3․4조를 기초로 한다는 것은 미세하게나마 생명의 본질을 세상에 드러내는 부분인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는 천기 누설이겠지만 이미 5세기에 수의 비밀을 깨우치고 그 이후 이 7이라는 숫자에 미쳐서 연구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반드시 7이라는 숫자만 주장된 것은 아니고 괴테는 3에 사로잡혔고 스워보다(Swoboda)라는 이는 23을 놓고 맹세하였으며 프로이트는 27의 기간을 믿었습니다.
리듬의 형태가 어떻든 생명체 각자의 오저(奧底)에는 그것이 파동으로 비밀히 숨어 생명을 생명답게 하고 우주적으로 살게 해줍니다. 이언 스튜어트도 「자연의 수학적 본성」이란 책 속에 “동물의 개체에 나타나는 생물학적 상호작용은 동물의 집단에서 일어나는 그것과 상당한 차이를 가지지만 그 밑에는 수학적 통일성이 내재해 있다.
생물학적 주기 뒤편에 숨어있는 조직원리는 진동자라는 자연적 역학이 동일 패턴을 끊임없이 반복시키는 단위이다.
생물학은 상호작용을 통해 거대한 회로를 하나로 엮어 설명한다.”라 말하고 있습니다. 이 때 진동자란 파동일 것이고 각 생명체에 파동이 이어주는 거대한 회로 그것은 리듬이자 통일적 주체인 우주입니다.
모든 생명은 개체와 집단으로 그 특성을 나타내지만 내면에서는 동일한 회로 속의 나인 것입니다.
여기에 이르러 보면 하찮은 풀 한 포기, 벌레 하나 , 하늘을 나는 무심한 새 한 마리가 다른 것이 아닌 또 다른 나로 귀결 됩니다.
가지에 새를 앉히고 그 움직임의 몸짓을 바라 보며 하늘의 고요를 듣는 나무나, 겨울 하늘에 가득 깔려 금속성 소리로 반짝이는 별들이 다름아닌 나와 하나로 꿰어 있는 동일한 생명체라는 것은 얼마나 가슴 벅차게 하는 일입니까.
이렇게 우리 각자는 외형으로는 독립상태처럼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우주율이라는 리듬의 실오라기에 꿰어 있는 같은 생명들입니다.
우리 각각은 한 실에 꿰인 구슬 같은 존재지요. 따라서 우리가 나를 노래한다는 것은 너를 노래하는 것입니다.
풀잎 달 나무 바람 벌레를 노래함은 그것 자체를 노래함이 아니라 나를 노래함입니다.
옛사람은 더 잘 알기 위하여 더 조용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속에서 자기가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자연은 생명체 각각의 총합보다는 크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원주민들은 흙의 소리를 놀랄 만큼 잘 알아 들었고, 대지의 노래 바람의 말 냇물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그들 몸은 우주 메시지를 수신하는 수신기였습니다.
그들 몸은 생명의 모든 씨앗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다 듣는 귀였습니다.
우리 각자의 몸도 수신기입니다. 이 수신기가 깨어날 때 시인은 깨어 납니다.
진정한 들음은 서로를 하나이게 합니다. 하나일 때만 진정한 들음이 가능합니다.
잘 들을 줄 아는 자 안에 <가수>가 삽니다. 우주적으로 살 때 <가수>는 깨어 노래합니다.
- 토지문학관, 2001.0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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