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28페이지 어머니

전문(김대규시인)

 

어머니 (자화상7) 김대규시인

 

어머니는 눈부신 태양이 아니시다.

제 나름의 고뇌를 작은 몸부림으로 반짝이는 뭇별 가운데서 홀로 야위어진 한 개 그믐달이어라

 

기계로 깐 병아리가

암닭의 품에 안겨 깬 것보다

쉬이 죽어감을 알았다.

 

산 속에 들어가

어머니 품 속에 파묻혀,

 

어머니!

소리쳐 불러보면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하나뿐이었던

어머니가

온 산에 가득하다.

 

이책은 서울나들이길에 강변역 좌판에서 산 책이다.
아마 1989년도의 일로 기억된다.
김대규 시인이 연세대학교 국문과에 다니던 시절 스승 조병화시인과 나누었던 편지글을 옮겨놓은 에세이집인데
나는 아직도 김대규시인의 시 첫머리에 부제로 달아놓은 어머니라는 글을 기억하고 있다.

암닭의 품으로 깐 병아리가 기계로 깨어난 병아리보다 건강함을 알았다.
산에 올라가 어머니를 부르면 온산에 어머니로 가득하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오랜만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2018.3월에 돌아가셨다고 나온다.
책 재목과 글쓴이만 적어두었는데도 클릭수가 제일많아 우선 흔적을 남겨둔다.

2019.06.20.가이아킹덤

 

예술은 타인과의 관계를 끊어버리는 작업--11페이지

사랑은 나의 입술위에 부서진 너의 영혼--13페이지

시인은 떠나는 자의 이름입니다--22페이지

겨울은 끝없이침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26페이지

가장 무서운 변화는 홀로 있을 때 생긴다--37페이지

완전한 지혜의 소유자인 어머니--75페이지

시는 병이요, 시작은 그 치료입니다.--84페이지

시는 꿈을주고 과학은 무기를 주고 종교는 죄를 준다--195페이지

비는 그리운사람을 더 가까이, 귀찮은 일들을 멀리, 하루는 길게 만듭니다.--246페이지

오해란 사랑을 찾아가는 가장 먼 길--261페이지

 

2020.12.27.가이아킹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