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을 하던 시절. 용돈을 아끼고 아껴서 중고서점에서 책한 권을 삿는데 그 책이 생의 한가운데였다.

책의 내용보다도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삶의 한가운데 서있는 가이아킹덤의 모습과 사뭇 같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을 명절날 귀향길에 들고서 기차를 탔는데....

기차는 혼잡하고 입석을 겨우 구한 나는 칸의 맨 뒷자리 구석에서 이 책을 펼지고 읽고 있었다.

그 때 내 나이 또래의 한 친구가 무슨 귀향길에 좁아터진 곳에서 책을 읽고있냐는 핀잔을 주었다.

이때만해도 가이아킹덤은 숫기가 없었던지 무안해하며 책을 덮었는데

이때, 20대 후반쯤 되어보이는 한 여성이 핀잔을 주는 친구를 제지하면서 나를 응원했다.

하두 오래되서 무슨말을 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또래의 친구들은 무안해하며 자리를 피했고 그 여성은 나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낸 기억만이 희미하게 날 뿐이다.

아마도 1979년도 추석 귀향길이었던 듯 싶다.

오래된 박스의 먼지를 털어내고 그 시절의 일기를 찾는다면 정확한 내용이 있겠지만 그만두기로 한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이기 때문이다.

2020.07.20. 가이아킹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