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막걸리 두잔을 마시고 잠들었는데 새벽에 눈을떳다. 아무생각없이 물 한잔을 마시고 화장실 다녀오고 다시 누으려다가 잠시 명상을 하였는데 변영로의 논개라는 시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아, 물론 처음부터 논개며 변영로는 생각나지 않았고, 시의 첫구절만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변영로의 시였다는 말이다. ㅋㅋ 논개의 영혼이 다녀간 것일까? 최경회 장군이 다녀간 것일까? 종교보다 깊은 그 무엇이 있으며, 사랑보다 더 강한 그 무엇이 있으랴만은 검정고시 시절 배웠던 변영로의 시가 지금의 기억으로 봐도 당시에 상당히 쇼킹했었다. 분노가 얼마나 강하면 종교보다 깊고, 정열이 얼마나 강하면 사랑보다 강할까 하는 10대후반의 기억이 새로웠다. 논개가 기생이 아니었다는 것과, 진주 출신이 아닌 장수 출신이었다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을 구해준 최경회 장군이 화순 출신이다 보니 남편이 진주로 원정을 갈 때 따라 나섰을 것이라는 생각은 자연스러웠다.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기록된 내용만 전달받은 학생들이 논개를 기생으로 폄하하였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원래부터 기생이 아니라 양반가문의 여식이었다는 논개의 뜻을 전하는 바이다. 꽃다운 19의 나이에 져버린 논개의 영혼을 잠시나마 위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22.10.06. 새벽 4시35분경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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