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킹덤이 암송하고 있던 내용과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내용은 조금 달랐다.

특히 높고 낮을 때를 높이날을 때로 암송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린시절 입에서 입으로 전해들은 내용을 암송하고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어쨋거나 가이아킹덤은 원래의 동시보다는 암송하고 있던 동시의 내용이 더 와 닿았다.

가을밤과 기러기 한쌍과 엄마가 그리워 울다가 별만 세는 아이의 모습이 더욱 그립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들었던 노래가락이나 소시적 책에서 감명 깊었던 내용들이 하나 둘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젊은 나이에 아깝게 가셨지만 가이아킹덤에게는 4살이 많은 누나가 있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한글을 읽을 줄 알았던 것은 순전히 누나의 덕이었다.

조금은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나는 주로 집에서 책읽기로 시간을 보냈는데, 이때 누나가 학교에서 타 온 동화집 같은 것들이 단골 메뉴였다.

지금 생각해도 닥치는데로 읽고 또읽고 해서 거의 암송하다시피 했던 것 같다.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할머니가 아프자 시냇가에 가서 고기를 잡아 할머니에게 갖다 드린다는 내용의 동화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가을밤이라는 동시도 아마 누나 친구들이 떼로 합창하며 부르던 것을 따라 불리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러고보니 젊은 날 어린아이들 둘을 남기고 일찍 가신 누님 생각이 난다.

힘들게 번 돈으로 중고 자전거를 사주신 누님.

독학으로 공부를 하는 가이아킹덤을 끝까지 응원해주고 매번 편지로 용기를 주셨던 누님.

서울로 시집을 갓 오신 누님 댁에 기대어 얹혀살던 미안함.

누님이 돌아가시고 매형은 재혼을 하셨는데, 새로 들어오신 분이 남겨진 아이들의 외가와 왕래하는 것을 싫어하였고, 매형도 눈치를 보는 듯 하여 왕래가 뜸 하였는데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소식이 끈겼다.

나는 이따끔 꿈에 어머님과 누님이 즐겁게 노니는 모습을 보는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그래도 장성한 아이들을 한번 보고는 싶다.

오늘따라 서울의 큰 누님이 생각나고 날이 밝으면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독학의 나날들동안 큰누님의 신세도 참으로 많이졌는데 먹고살만하니 연락도 가뭄에 콩나듯 한다.

검은머리 짐승은 거두는것이 아니라는 옛 어르신들 말이 생각나는 새벽이다.

2022.09.05. 가이아킹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