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2월로 기억한다. 중학 3학년에 올라가기 며칠 전 아마 그때도 봄방학이 있었던지 나는 작은형님이 사시는 면 소제지에 놀려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ㅇ순이를 만난다. 17살 나던해의 일이다. 그때 ㅇ순이가 나에게 보낸 편지지 속에 창문밖에라는 위의 시가 있었다. 오빠들이 대학에 다니는 집이어서인지 ㅇ순이는 중학생의 나이에는 접히기 쉽지않은 시를 많이 알고 있었는데 창문밖에는 아마도 외국 시인의 시를 번역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이성에 눈뜨고 처음 손을 잡아본 여자가 ㅇ순이다. 또한 여자에게서 처음 받아보는 편지도 ㅇ순이였다. 어느날이었던가. 인순이와 만나기로 한 고ㅇ 버스터미널에서 우리의 만남은 불발되었고 나는 버스로 직접 ㅇ순이의 집을 무작정 찾아갔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댓가로 당시로서는 제법 먼 길 10km의 비포장도로의 밤길을 혼자서 걸어 집으로 귀가한다. 저녁 8시면 버스도 끈어지고 자가용은커녕 리어커도 겨우 장만하던 시절이었다. 집에 귀가하니 새벽 4시쯤이었는데 어머님은 그때까지 행방을 모르는 막내를 기다리시느라 잠을 못이루고 계셨다. 나는 그 뒤로도 1년여를 ㅇ순이와 펜팔을 하다가 비진학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상경을 하면서 졸지에 사귐이 중단되었다. 그로부터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내가 결혼 날자를 잡고 형님집을 방문했을 때 형수가 넌지시 귀뜸을 했다. ㅇ순이가 나의 소식을 물었다고... 내가 상경할 무렵 ㅇ순이도 대학에 다니는 오빠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광주에 가서 오늘에 이르렸다는 말과 함께. 77년도 대추나무아래서의 추억과 함께 그 시절의 나의 첫사랑이 생각날 때면 나는 창문밖에라는 시를 자주 을펐다. 나보다 한살이 많았으니 지금은 환갑의 나이일테네데 그래도 나는 ㅇ순이가 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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